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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7 20:09

가을 추수

이사오자 마자 여름에 시작해서 심은 채소들의 열매가 아직 여물기도 전에 가을이 왔습니다. 

아침에 나가보면 밤새 내린 이슬로 마당이 촉촉히 젖어있습니다.

너무 늦게 심은 탓에 호박 모종 하나 심어 겨우 호박 한 개 수확했습니다. 



남편이 며칠 전에 소화가 안 되고 입맛이 없다며 식사를 못 하셨습니다.

제가 정성들여 키운 오이 하나를 따서 오이나물을 해드렸드니 입맛이 돌아온다며 오이나물을 더 먹고 싶어했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오이라 시장에 가서 오이를 사서 나물을 했더니 그 맛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식탁에 요긴히 쓰일 줄 모르고 제가 벌써 아는 분들께 조그만 호박과 오이를 선물해 버렸잖아요.



물에 담구어둔 고구마에서 순이 나서 자라길레 마당에 심었더니 고구마 잎이 무성하게 덩쿨로 자라고 있습니다.

고구마잎을 따서는 그것이 눈에 좋다며 손녀에게 먹어보라 권했더니 이제 날마다 고구마잎에 꽁치조림에서 건진 꽁치와 된장 넣고 쌈싸서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유치원 방학하는 동안 날마다 점심때마다 고구마 생잎을 먹였더니 입맛이 좋아 달게 잘 먹습니다.

그래서 하은이 키가 더 자랐고 몸무게가 더 늘었습니다.



저는 무슨 씨든지 보이면 마당에 나가 심기때문에 엄청 조밀하게 지금 온갓 채소들이 크고 있는데 게중에는 씨 맺는 것고 있고 꽃피는 것도 있습니다.



제가 4월 초에 환절기라 심장 박동수가 170-18까지 뛰어서 하루를 기다려도 안 멈추어서 병원 응급실에 아들이 데리고 갔습니다.

입구에서 심장, 이라고 하니, 응급실에서 진짜 속전속결의 응급 처치를 받았는데, 산소호흡기를 달고 꼭 드라마' 의사 봉달희'에서 많이 본 것처럼, 제가 좀 웃겼습니다.

아침에 병원에 실려가서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제 오래된 본병이니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지 않지만 의사 말씀이 심장이 뛴다고 다행히 죽지는 않는답니다.

가을 바람이 불고 제 몸에서 식은 땀이 나기 시작하면 그렇게 아프다가 가을이 익으면 괜찮아집니다.


저혈압이라고 하더니 1주일이 넘게 머리가 어지러웠는데 제가 워낙 채소만 먹고 고기를 안 먹는지라 며느리가 고기를 볶아주어 먹었더니 좀 낫습니다.

"should avoid coffee"라고 의사가 소견서에 적어두었더랍니다.

매일 커피를 마셔야 일을 시작하는 제게는 엄한 명령입니다.



제가 아파보니까, 옆에 돌봐주는 식구들이 있는 것이, 특히 며느리가 있어 참 든든하고 좋았습니다.

아프는 동안은 이제 농사일도 끝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바깥에 나가서 씨 받을 생각, 조그만 것들을 옮겨 심은 생각, 겨울에 자랄 양파와 마늘 심을 생각이 오랫만에 마구 났습니다.

좀 몸이 나은 모양입니다.



그동안 발갛게 익은 토마도를 따서 아까워서 먹지 못하고 담아두었는데 맛에 예민한 둘째 손녀가 꼭 그 토마토를 달라고 합니다.

큰 손녀가 유치원에 가기 시작하면 매일 도시락에 빨간 토마토를 한 알씩 넣어주려고 합니다.

1평쯤 되는 밭에 지금 토마토가 빽빽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토마토는 미국에서 보니 가을끝 무렵까지 열매가 달리고 익었습니다.



벽난로에서 큰 장작들이 나중에 하얀 재로 나온 것을 밭에 갖다 뿌려주며 자연에로의 회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지금 가을이 깊어가는 아름다운 추수 때입니다.

하늘도 파랗고 흘러가는 구름도 너무 아름다워 손녀들과 나는 매일 해질 무렵쯤이면 창문으로 바깥을 구경하며 서로 황홀한 감탄사를 금치 못합니다.



가능한 한 음식 생산에 참여하자

마당이나 베란다해가 들어오는 창문에 화분이 있다면 거기에 먹을 수 있는 무언가를 키우자

주방에서 거름이 될 만한 것들을 조금씩 모아 흙을 비옥하게 하는 데 사용하자.

조금이라도 당신 스스로 음식들을 키워야만 땅으로부터 시작해 씨앗으로꽃으로열매로음식으로찌꺼기로결국 썩어가고 다시 땅으로 되돌아가는 아름다운 에너지 순환을 깨달을 수 있다

당신은 스스로 키운 그 음식에 대해 충분히 책임을 지게 될 것이고,그것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은 그 음식의 전 생애를 알고 나서 그 음식에 대해 충분히 감사하게 될 것이다.” 


웬델베리가 남긴 이 조언은 제게 참 신통하고 확실한 처방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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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5 19:21

일레이나의 아빠, 스티븐

우리 교회의 반주자 일레이나는 앞을 못 보는 맹인입니다. 



그래서 찬송가 몇 장 하면 악보를 못 보니까 피아노를 못 치고, 부를 찬송가의 가사 1절을 읽어주면 그냥 외워서 그냥 반주합니다. 찬송가 가사를 1절은 거의 다 외우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앞이 안 보이면서 어떻게 피아노를 배웠고 찬송가 반주를 하는지 놀랍습니다.

그 아빠는 주일마다 봉고차에 일레이나 엄마 도온, 일레이나, 일레이나 동생 레이나,일레이나의 친구 시나를 싣고 교회에 옵니다. 저녁 예배가 있는 주일에는 저녁에도 오고 양노원에 위문 갈 때도 일레이나가 와서 피아노 반주를 합니다.



우리 교회는 1시간동안 성령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일어나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정해 찬송을 하고 기도를 합니다.

식구가 작기때문에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참석자들은 우리 사이에서 움직이시는 성령의 감동하심과 파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이 뿌듯해지고 얼굴이 밝아지며 성령님의 사랑의 임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일레이나 아빠 스티븐은 가족 중에 오직 혼자 눈이 보이는 사람인데 세 명의 눈 먼 가족들을 보호하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살고 있습니다.

날마다 더 밝아지십니다.

그런 아빠의 풍성한 사랑을 받고 자란 일레이나는 "아빠를 떠나서는 산다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합니다.



제가 상상하기로는 분명 일레이나 아빠 스티븐은 일레이나 엄마를 사랑하여 결혼을 하였을 것입니다. 

장애를 가진 아내와 딸 둘을 가졌는데도 그분은  정말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사는 사람의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웃으며 서로 도우며 보듬고 사랑하며 아름다운 가족공동체를 만들어 삽니다.

그 가족들을 보면 이 세상에서 누릴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진정 하나님께만 배고픈, 마음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는 말씀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일날 교회 예배시간에 찬양하며 기도하며 잠잠히 눈물을 짓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눈물이 말라버린 오늘에도 이 교회에는 성령으로 눈물이 흐릅니다.

눈물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 원초적으로 바로 섰고 가난한 자가 되어 손들고 항복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는 무조건 하나님께 항복하며 찬양하며 예배드립니다.



찬송가 가사를 거의 다 외우고 뜻을 마음에 새기며 부르는 사람들의 혼이 일체가 되어 하나님께 바치는 예배, 성령님의 풍성한 사랑을 체험하는 시간이랍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향기나는 사람들이 많은 교회를 만난 저는 정말 복 받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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